추석 연휴가 끝나면 아이 이름이 적힌 봉투가 몇 장 남습니다. 할머니가 쥐여 준 10만 원, 삼촌이 건넨 5만 원은 받는 순간에는 세금과 상관없는 돈입니다. 그런데 이 돈을 모아 아이 명의 계좌에 넣고 적금이나 ETF로 굴려 주려고 하면, 증여세를 따져야 하는지 궁금해집니다. 같은 돈인데 쓰임새가 바뀌었다고 세법이 다르게 볼까요? (※ 2026년 9월 기준 · 최종 업데이트 2026-09-21)
결론부터 말하면, 명절 용돈은 아이가 쓰는 돈일 때는 비과세지만, 모아서 예·적금이나 주식 매입 자금으로 쓰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미성년 자녀는 부모와 조부모에게서 받은 돈을 합쳐 10년간 2,000만 원, 삼촌·이모 같은 친척에게서 받은 돈은 1,000만 원까지 공제되므로 대부분의 가정은 낼 증여세가 없습니다. 남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누가 준 돈인지 나눠 적어 두는 것, 그리고 계좌에 넣은 돈을 세액이 0원이어도 신고해 둘지 정하는 것입니다.
증여세는 받는 순간이 아니라 쓰임새에서 갈립니다
세법은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피부양자의 생활비와 교육비, 그리고 축하금처럼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에는 증여세를 매기지 않습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6조, 국세청 항목별 설명). 명절 용돈도 이 범위에 들어갑니다. 다만 국세청은 기준을 돈에 붙인 이름이 아니라 실제 지출에 둡니다(정책브리핑, 상속·증여세 오해 그리고 진실).
- 비과세로 남는 돈: 소득이 없는 자녀가 받아서 식비, 학원비, 책값처럼 해당 용도에 직접 쓴 돈.
-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돈: 쓰지 않고 예·적금에 넣거나 주식, 부동산 같은 재산을 사는 자금으로 쓴 돈.
누가 줬는지에 따라 공제 한도가 달라집니다
용돈을 계좌로 옮겨 굴릴 생각이라면 그 돈을 증여로 보고 공제 한도 안에서 관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한도는 돈을 준 사람이 아이와 어떤 관계인지에 따라 묶음으로 정해지고, 받는 사람 기준으로 10년 동안 합산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 봉투를 받을 때부터 준 사람별로 나눠 적어 둬야 하는 이유입니다.
| 돈을 준 사람 | 세법상 묶음 | 10년 공제 한도 | 알아 둘 점 |
|---|---|---|---|
|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 직계존속 | 미성년 자녀 2,000만 원 (성년 5,000만 원) | 네 분이 각각이 아니라 모두 합쳐 하나의 한도 |
| 삼촌, 이모, 고모, 사촌 등 | 기타친족 (4촌 이내 혈족, 3촌 이내 인척, 국세청 안내) | 1,000만 원 | 여러 친척에게 받은 돈을 합쳐 하나의 한도 |
| 그 밖의 친척, 부모의 지인 | 해당 없음 | 공제 없음 | 준 사람과의 관계와 무관하게, 과세표준이 50만 원 미만이면 증여세를 매기지 않음(법 제55조) |

가장 자주 틀리는 부분이 첫 줄입니다. 아버지에게 2,000만 원, 할아버지에게 따로 2,000만 원이 아닙니다. 국세청 상담 사례는 직계존속에게서 받은 돈을 받는 사람 기준으로 10년간 누적하고, 먼저 받은 증여부터 차례로 공제한다고 설명합니다(국세상담센터 증여재산공제 Q&A). 부모가 이미 한도를 채웠다면 조부모가 보탠 돈에는 남은 공제가 없습니다.
조부모가 손주에게 바로 주는 돈에는 한 가지가 더 붙습니다. 자녀를 건너뛰고 손주에게 증여하면 산출세액에 30%를 더하고, 미성년 손주가 20억 원을 넘게 받으면 40%를 더합니다(같은 법 제57조). 한도 안이라면 산출세액이 0원이라 할증도 0원이지만, 한도를 넘기는 순간 부모가 줄 때보다 증여세가 커집니다. 다만 부모가 이미 사망해 손주가 조부모에게서 직접 받는 경우에는 할증하지 않습니다(제57조 단서).
이 공제는 받는 사람이 국내 거주자일 때만 적용됩니다. 국세청은 자녀가 외국에 사는 비거주자라면 증여재산공제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안내합니다(국세상담센터 Q&A). 미성년자 기준은 만 19세 미만이고, 성년이 된 뒤 받는 증여에는 5,000만 원 한도가 적용되지만 직전 10년 안에 이미 공제받은 금액은 그 한도에서 빠집니다.
한도를 넘기면 증여세는 얼마나 나올까
명절 용돈만으로 한도를 넘기는 집은 드뭅니다. 계산이 필요해지는 때는 조부모나 부모가 목돈을 얹어 주는 경우입니다. 과세표준 1억 원 이하 구간의 세율은 10%이고, 기한 안에 신고하면 세액의 3%를 깎아 줍니다(국세청 증여세 항목별 설명, 법 제69조). 미성년 자녀가 3,000만 원을 받았고, 직전 10년 동안 같은 묶음에서 받은 다른 증여가 없다고 가정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계산 단계 | 부모가 3,000만 원을 준 경우 | 조부모가 3,000만 원을 준 경우 |
|---|---|---|
| 증여재산공제 | 2,000만 원 | 2,000만 원 |
| 과세표준 | 1,000만 원 | 1,000만 원 |
| 산출세액 (세율 10%) | 100만 원 | 100만 원 |
| 세대생략 할증 (30%) | 없음 | 30만 원 |
| 신고세액공제 (3%) | 3만 원 | 3만 9,000원 |
| 납부할 세액 | 97만 원 | 126만 1,000원 |
신고하지 않고 지나갔다가 나중에 과세되면 부담이 더 커집니다. 일반 무신고 가산세는 내야 할 세액의 20%이고, 납부지연 가산세는 미납 세액에 하루 10만분의 22씩 붙습니다(국세청 증여세 가산세 안내). 위 표에서 부모가 준 경우를 신고 없이 1년 넘겼다면 계산은 이렇게 바뀝니다.
- 본세: 100만 원. 기한 내 신고가 아니므로 신고세액공제 3만 원은 사라집니다.
- 무신고 가산세: 100만 원의 20%인 20만 원.
- 납부지연 가산세: 100만 원에 하루 0.022%씩 365일이면 8만 300원.
- 합계: 128만 300원. 제때 신고했을 때의 97만 원보다 31만 300원이 많습니다.
자녀 계좌에 넣은 돈, 증여세 신고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증여세 신고 의무는 돈을 준 사람이 아니라 받은 자녀에게 있습니다. 기한은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입니다(법 제68조). 9월에 받은 추석 용돈이라면 2026년 12월 31일까지입니다. 현금은 받은 날을 증명하기 어려우므로, 받은 달 안에 계좌로 옮겨 두면 입금 기록이 증여 시점의 증빙 역할을 합니다.

- 증여일과 증여자 정리: 누구에게 언제 얼마를 받았는지 나눠 적고, 받은 달 안에 계좌로 옮깁니다. 이체 메모에 준 사람을 남겨 두면 나중에 묶음별 합산이 쉬워집니다.
- 신고 경로: 홈택스의 신고/납부 메뉴에서 세금신고, 증여세 순서로 들어가 전자신고를 하거나, 자녀 주소지를 관할하는 세무서에 신고서를 냅니다(국세청 증여세 신고 시 유의사항).
- 내는 서류: 증여세 과세표준신고 및 자진납부계산서와 증여재산 및 그 평가명세서가 기본입니다. 법은 공제를 증명할 서류도 함께 내도록 하므로, 준 사람과의 관계를 보여 주는 서류와 입금 내역을 챙겨 둡니다.
- 기록 보관: 세액이 0원이어도 신고서 접수 내역을 보관합니다.
낼 증여세가 없는데도 신고를 권하는 이유는 국세청 설명에 있습니다. 신고 기록이 남아 있으면 자녀가 나중에 부동산 같은 재산을 사거나 빚을 갚을 때 그 돈이 자금의 원천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파이낸셜뉴스, 2026년 2월 19일). 증권사별 미성년 계좌 개설 서류와 절차는 자녀 계좌 만들기 가이드에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넣은 뒤의 운용에도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 명의 계좌로 계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주식을 사고팔아 수익을 키웠다면, 국세청은 그 수익을 부모의 기여로 생긴 이익으로 보아 증여세를 추가로 매길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파이낸셜뉴스, 국세청 자료 인용). 자녀 계좌는 잦은 매매보다 오래 두는 방식이 세법상으로도 뒤탈이 적습니다. 상품 구조가 낯설다면 ETF 투자 입문 가이드와 적금과 예금의 차이를 먼저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추석 용돈을 받은 집이라면 이렇게 움직이세요
저는 용돈을 자녀 계좌로 옮겨 굴릴 계획이 있는 집이라면, 세액이 0원이어도 준 사람별로 기록하고, 입금을 명절 직후처럼 한 시점으로 묶어 그 달 말일부터 3개월 안에 한 번에 신고해 두는 쪽이 낫다고 봅니다. 설과 추석에 나눠 넣었다면 신고도 각각의 기한에 맞춰 따로 합니다.
신고에는 비용이 들지 않고, 한도 안에서는 증여세도 없으며, 남는 것은 자금 출처를 증명할 기록뿐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아이가 그때그때 쓰는 용돈까지 신고를 걱정할 이유는 없습니다. 선을 긋는 기준은 금액보다 쓰임새입니다.
받은 용돈을 아이가 쓰게 두는 집
할 일이 없습니다. 사회통념 범위의 명절 용돈을 아이가 간식, 책, 학용품에 쓰는 것은 비과세 범위 안입니다. 기록을 남길 필요도, 신고를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사회통념의 금액 기준은 법에 정해져 있지 않고 사안별로 판단됩니다. 명절 용돈이라 부르기 어려운 큰돈은 아래 갈래에 맞춰 다루는 편이 안전합니다.
모아서 자녀 계좌로 옮기려는 집
대부분의 가정이 여기에 속하고, 누적액은 한도에 한참 못 미칩니다. 이 경우 핵심은 증여세가 아니라 기록입니다. 입금할 때마다 직계존속 몫과 기타친족 몫을 나눠 적고, 입금은 명절 직후처럼 정해진 때에 묶어서 하면 신고 횟수가 줄어듭니다. 그래도 기한은 입금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이므로, 연말에 한꺼번에 몰아서 신고하는 방식은 맞지 않습니다. 묶음별 누적액이 한도에 가까워지면 그때부터는 남은 한도를 숫자로 관리해야 합니다.
조부모가 목돈을 보태려는 집
먼저 부모가 이미 준 돈을 확인해야 합니다. 직계존속 한도는 부모와 조부모가 함께 쓰기 때문에, 부모가 2,000만 원을 채운 뒤라면 조부모의 돈은 공제 없이 전액이 과세표준이 되고, 그 과세표준으로 계산한 산출세액에 30%가 더 붙습니다(과세표준이 50만 원 미만이면 증여세 없음). 한도가 남아 있는 동안에는 누가 주든 증여세가 없지만, 한도를 넘는 부분은 부모가 줄 때와 조부모가 줄 때의 세액이 위 표만큼 벌어집니다.
가족 중 누군가 해외에 사는 집
자녀가 국내 거주자라면 해외에 사는 조부모가 보낸 돈도 한국 증여세 대상에 들어갑니다. 거주자인 수증자는 증여받은 모든 재산에 납부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법 제4조의2). 공제는 받는 사람이 거주자인지를 기준으로 하므로 같은 방식으로 적용됩니다. 반대로 자녀가 유학 등으로 비거주자가 되면 2,000만 원 공제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거주자는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둔 사람을 말하므로(법 제2조), 장기 해외 체류가 예정된 집은 증여 시점에 자녀가 거주자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앞으로 지켜볼 시점과 흔한 오판
- 연말 국회의 세법 개정: 공제 한도는 법 제53조에 금액으로 적혀 있어 법이 개정돼야 바뀝니다. 2026년 8월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에서 상속·증여세 쪽 항목은 상장주식 평가방법 신설과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금융재산 조회 확대 등이었습니다(법무법인 세종 뉴스레터). 개편안은 입법예고를 거쳐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으로 확정됐고(재정경제부 보도자료), 정기국회 심사를 남겨 두고 있습니다.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지는 확정된 법이 아니므로, 연말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에 제53조가 포함되는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 첫 공제일부터 10년이 되는 날: 합산 기간이 지나면 한도가 다시 생깁니다. 첫 증여 신고일을 적어 두면 다음 증여 시점을 정하기 쉽습니다.
- 자녀가 만 19세가 되는 날: 직계존속 한도가 5,000만 원으로 바뀝니다. 직전 10년 안에 공제받은 금액은 차감됩니다.
가장 흔한 오판은 이체 메모에 “용돈”이나 “생활비”라고 적으면 비과세가 된다는 생각입니다. 국세청은 비과세 생활비를 소득이 없는 가족에게 준 돈이 저축이나 투자로 흘러가지 않고 해당 용도에 직접 지출된 경우로 설명합니다. 생활비나 교육비 명목으로 받은 돈이라도 예·적금에 넣거나 주식, 토지, 주택의 매입 자금으로 쓰면 비과세로 보지 않는다는 해석은 오래전부터 유지돼 왔습니다(국세청 질의회신 서면4팀-2163). 메모는 기록일 뿐이고, 판단은 돈이 실제로 간 곳에서 납니다.
쓰는 용돈과 굴리는 용돈을 나눠 보세요
명절 용돈은 받는 순간에는 증여세와 무관하지만, 자녀 계좌에 넣어 굴리기로 한 날부터는 증여의 규칙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규칙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누가 줬는지 나누고, 10년 한도와 비교하고, 기한 안에 신고해 기록을 남기면 됩니다.
- 아이가 쓰는 용돈은 비과세, 저축·투자 자금으로 옮긴 돈은 증여로 관리합니다.
- 미성년 자녀의 10년 공제는 부모와 조부모를 합쳐 2,000만 원, 4촌 이내 혈족과 3촌 이내 인척을 합쳐 1,000만 원입니다.
- 한도를 넘는 조부모 증여에는 증여세 산출세액의 30%가 할증으로 붙습니다.
- 신고 기한은 증여받은 달의 말일부터 3개월이고, 세액이 0원이어도 신고 기록은 자금 출처 증빙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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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 조항: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세무 상담이 아니고, 특정 상품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증여재산공제 한도, 세율, 가산세율, 신고 기한은 2026년 9월 21일 기준 법령과 국세청 안내에 따른 것이며 법 개정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사회통념상 비과세 범위는 금액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아 사안별로 판단되므로, 실제 증여와 신고 전에 국세청 홈택스와 국세상담센터 또는 세무 전문가를 통해 본인 상황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